뉴욕에 온 첫날인 만큼, 뉴욕에서의 첫 식사는 그 어느 것보다 중요했다. 명성 있는 식당에서 끝내주는 한 입을 먹고 뉴욕 그 자체를 느끼고 싶었다.
고민 끝에 나와 친구들이 정한 식당은 카츠 델리(Katz's Delicatessen)이었다. 디즈니 영화 Enchanted(마법에 걸린 사랑)라는 영화에 이 식당이 나와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미 뉴욕의 최고 맛집 중 하나로 항상 뽑히는 전설적인 맛집이다. 1888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뉴욕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곳이다. 그렇기에 뉴욕에 왔다면 뉴욕 유대인의 전통이 담긴 패스트라미 샌드위치를 안 먹어볼 수 없었다.
카츠 델리(Katz's Delicatessen) 위치
카츠 델리는 Lower East Side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내려와 큰길을 따라 동쪽으로 조금 걷다 보면 식당이 보인다.
캇치스 델리커테슨 · 205 E Houston St, New York, NY 10002 미국
★★★★★ · 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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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브릿지에서 걸어오느라 점심시간을 놓쳐 오후 2시에나 도착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엄청난 줄을 자랑한다고 했는데 이때의 줄은 사람들이 빠지는 시간대인지 줄이 그렇게 길지 않았다. 20분 정도를 기다리니 드디어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람 안 많다고 한 것 취소해야 했다. 정말 사람이 많았다. 가게 안 전부 사람들로 꽉 차 발 디딜 틈도 찾기 어려워 땅을 보고 다녀야만 했다.
줄을 서 있다 보면 번호표를 나눠 준다. 이 번호표를 소지한 채 음식을 주문하고, 다 먹고 나가기 전에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대략 8개 정도의 커터(요리사)분들이 열심히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다. 요리사마다 각각의 줄을 서는 방식이었다. 바로 앞에서 고기를 자르고 샌드위치를 처음부터 만드는 과정을 보니 위생도 확인할 수 있었고 입맛도 살아났다.
카츠 델리(Katz’s Delicatessen)의 대표 추천 메뉴
메뉴는 심플했다. 샌드위치, 핫도그, 수프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곳에 왔다면 봐야 할 메뉴판은 바로 첫 번째 샌드위치 메뉴판이다. 그중 파스트라미 샌드위치(Pastrami Sandwich)가 가장 대표적인 메뉴로 유명하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뒤에서 고기를 덩어리째 가져와 눈앞에서 썰어준다. 고기를 분명 자르는데 마치 두부를 자르는 것 같이 정말 부드러워 보였다.
메뉴를 주문하면 먼저 고기를 맛보도록 조금 잘라 접시에 제공해 준다. 덕분에 샌드위치를 만드는 동안 입과 눈이 심심하지 않다. 앞사람이 샘플 고기를 받는 걸 보고 나도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내가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고 있는 동안 뒷사람이 아무에게나 나눠주는 무료 샘플인 줄 알았는지 잽싸게 먹어버렸다. 후에 요리사가 먹으면 안 된다고 강하게 주의를 주고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샘플을 위해 다시 잘라주지는 않았다. 결국 샘플 고기를 먹어보지도 못하고 음식을 받게 되었다...
아무렴 어때, 고기는 샌드위치 안에 잔뜩 있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음식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사람이 워낙 많아, 자리를 찾는 것도 일이었다.
피클은 내 기억에 별도의 4$를 냈다. 요리사가 샌드위치를 만드는 도중 피클이 필요하냐고만 물어보길래 무료인 줄 알고 그렇다고 답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피클이라는 항목이 찍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미국에는 정말 무료로 제공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라는 걸 느꼈다.
하지만 피클을 주문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 정말 짠맛의 피클이지만, 기름진 고기 샌드위치만 먹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피클을 찾고 있었다.
고기를 산처럼 쌓아 올려 정말 한 입에 베어 먹을 수 없을 만큼 크다.
카츠 델리 (Katz’s Delicatessen) 팁
- 사람이 정말 많은 음식점이기 때문에, 점심이나 저녁을 먹을 시간대에 가면 긴 줄을 서야 할 수 있다. 오래 기다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애매한 2~3시쯤 가면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 카츠 델리에서는 직접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입구에서 받은 티켓을 카운터에 가져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된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 결제할 때 티켓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 메뉴를 친구나 가족과 나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맛있게 먹다 남은 경우 포장 용기를 받아 밤에 숙소에서 다시 샌드위치를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빵에 머스타드를 바를지 물어본다. 이때 특별히 머스타드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면, 꼭 머스타드를 추가해야 한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것인지 특유의 머스타드 새콤함이 일품이다.
뉴욕의 전설인 만큼, 수많은 셀럽들이 다녀온 기념사진들이 벽에 공백 없이 달려 있었다. 그중 내가 정말 좋아하던 배우 폴 워커도 이곳에 방문했다.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면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영화 속에서의 폴 워커를 다시 보고 싶다.
음식을 다 먹고 나가려던 참이 오후 4시가 다 되었을 쯤이었는데, 음식점에 사람이 가장 적을 시간이었는데도 카운터 앞에는 줄을 서고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계산을 하고 바깥에 나왔는데, 이때의 대기 줄이 내가 들어가기 위해 섰던 줄보다 더 길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줄이어도 설 가치가 있는 정도의 맛과 퀄리티의 음식인 것 같아 뉴욕에서의 첫 식사는 대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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