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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환학생 일기 #03: 기숙사 첫날 입실 준비와 꿀팁

이션이 2024. 12. 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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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로 교환학생을 온 다음 날, 처음으로 내가 앞으로 다닐 캠퍼스에 갔다.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의 로망이 있던 터라 약간의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며 정문에 도착했다. 내가 갔던 학교는 그렇게 명성이 있는 학교는 아니었고, 개설된 지 60년이 조금 넘은 LA 안에 있는 작은 주립대학교였다. 학교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최근에 지어진 건물들이 많아 나의 첫인상을 높였다.

 

첫날 학교에 도착하면 국제학생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기숙사 입실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오리엔테이션과 기숙사 입실을 위한 기숙사 키를 받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에 들어갔다. 당시엔 알지 못했지만, 앞으로 펼쳐질 예상치 못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숙사 입실 과정 1) 기숙사 체크인

기숙사에 입실하기 위해 체크인 절차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안내받았다. 그리고 그날 내가 겪은 첫 번째 충격은 바로 예상치 못한 대기 시간이었다. 국제학생은 오후 12시까지 체크인을 하라는 안내를 받고 일찌감치 30분 전인 오전 11시 반에 여유롭게 도착했지만, 끝없이 길게 늘어선 대기 줄에 깜짝 놀랐다. 줄 근처에 안내원은 보이지 않았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몰랐다. 학생 개개인이 체크인을 위해 본인 확인을 하고 키를 수령하는 데 시간이 지체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 시간이 조금 넘는 대기 끝에 드디어 체크인을 완료하고 기숙사 키를 받았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들었던 생각은, 학생들을 몇 개 그룹으로 나누어 체크인 시간을 조정했더라면 좀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기숙사 입실 과정 팁

입실 절차 팁으로는, 다음 두 가지를 발견했다.

 

- 서류 확인

직원분들이 어떤 서류를 요구할지 모르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교환학생 지원을 위해 준비했던 서류들을 사본으로 인쇄해 놓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권, 비자, 그리고 DS-2019이다.

 

- 기숙사 규정 확인

체크인 절차를 밟을 때 반입 금지 물품 등에 대해 물어보거나 검사한다. 이를 위해 미리 금지 물품들을 숙지하고, 필요한 경우 먼저 사용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기숙사 입실 과정 2) 기숙사 외부 첫인상

입실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기숙사가 모여 있는 타운 안에 카드를 찍고 들어왔다. 첫인상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받았다.

 

미국 대학 기숙사 형태

이 캠퍼스에는 두 가지의 기숙사 형태가 있었다.

 

- 도미토리 (Dormitory)

전형적인 대학 기숙사 스타일로, 복도를 따라 방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었다. 원룸 구조에 2층 침대를 사용하며, 룸메이트들과 이를 공유하며 생활하는 방식이었다. 

 

- 아파트먼트 (Apartment)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아파트와는 조금 다른 주택형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집 안에 거실과 주방을 공유하고, 룸메이트들과 공유하며 생활한다. 방은 2명이 함께 사용한다.

 

아파트먼트 형식의 기숙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는 방을 더 적은 학생과 공유해 사용한다는 것과, 주방에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 이런 기숙사들의 차이점을 이해하면 더 자신에게 맞는 기숙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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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입실 과정 3) 기숙사 내부 첫인상

나의 두 번째 충격은 기숙사에 처음 입실했을 때다. 1년 동안 생활할 이 공간은 영화 속 깔끔하고 세련된 캠퍼스 기숙사와는 거리가 먼 오래된 건물과 퀄리티였다. 거실 바닥은 학교 복도 같은 차가운 타일 바닥이었고, 어두컴컴 조명이 없어 분위기를 더 침울하게 만들었다. 식탁 의자는 삐걱거렸고, 주방의 서랍들은 헐거웠다. 방에 에어컨이나 히터는 보이지 않았고, 침대에는 얼룩이 져 있었다.

 

가장 충격이었던 곳은 화장실이었다. 발 디딜 틈 없이 변기와 샤워부스가 한 화장실 안에 있었고, 곰팡이와 거미줄이 전체를 덮고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나의 상상의 집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숙사 생활을 위해 한국에서 가져온 필수 준비물

일단 지금 당장 모든 상황을 바꿀 수는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나는 조심스럽게 짐을 풀기 시작했다. 서랍에 옷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물품들을 정리했다. 특히, 내가 한국으로부터 가져온 물품들은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 한국 음식

미국에서 미국의 짜고 기름진 음식들을 먹으며 지내면 시원하고 얼큰한 한국 음식이 자주 생각난다. 먼저 한국인이라면 필수 음식인 라면을 가장 많이 챙겼다. 다음으로 가장 많이 챙긴 음식은 오뚜기 블럭국이었다. 블럭국은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가장 알차게 잘 먹었던 제품이었던 것 같다. 끓는 물에 간편하게 스프 블럭만 넣으면 다양한 종류의 국을 맛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3분 카레, 햇반 등을 챙겼다.

 

- 약

미국의 높은 의료비를 고려했을 때, 건강 관리는 국제 학생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때문에 약은 자신에 맞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나는 심한 만성 비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따로 비염약을 한 달치 처방받아 왔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병원에 가 해외에 오랫동안 머물다 와야 하기 때문에 약을 많이 처방해 달라고 말씀드리면 그에 알맞게 처방해 주신다. 감기약, 설사약, 타이레놀 등 일상적인 증상에 대비한 약들도 빠트리지 않고 챙겼다.

 

 

미국 교환학생 첫날 장보기

기숙사에 도착해 짐을 대충 풀어놓은 후, 다음으로 가장 시급한 일인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물품들을 구매하러 마트에 갔다. 나는 학교 근처에 있던 Target에 갔는데,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고 다양한 상품으로 가득 차 있어 처음에 압도감을 느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한 종류의 제품이어도 브랜드나 맛의 다양성이 엄청났다는 것이다. 한 코너의 전부가 시리얼로 가득 차 있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미국 교환학생 장보기 필수 물품들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에 장을 볼 때, 사야 하는 필수 물품들이 있다.

 

- 생활용품

가스레인지와 오븐을 뺀 집에 필요한 모든 생활용품들은 학생들이 직접 구매해야 했다. 집을 청소하기 위한 세제, 청소 도구들을 먼저 하나씩 골랐다. 주방 용품도 필요했다. 접시, 컵, 수저, 냄비와 프라이팬 등도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였다. 한국에서 올 때 무거워서 들고 오지 않았던 베개와 침대 시트도 구매했다.

 

기숙사 안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한 물품들은 룸메이트와 상의를 해 값을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나는 내가 먼저 구매해 그 값의 반을 받았다.

 

- 식료품

시리얼과 우유를 담았다. 시리얼은 아침에 먹기 가장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음식이다. 종류가 어마어마해 고르는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다음으로는 달걀과 베이컨을 골랐다. 미국에 처음 온 것이었기 때문에 미국 스타일로 밥을 챙겨 먹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실제로 요리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지 않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기숙사 공용 시설 내부

장 보는 것을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온 후, 도미토리 형태의 기숙사를 구경하러 갔다. 내가 머물고 있는 아파트먼트와는 달리, 도미토리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었다. 

 

처음 들어갔을 때의 인상은 놀라웠다. 오래되고 낡은 나의 아파트와는 달리, 마치 이 건물은 새 건물 같았다. 복도를 지나 공용 공간의 문을 열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넓고 밝은 이 공간의 한가운데에는 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당구대와 테이블 사커가 비치되어 있었다. 이곳은 단순한 휴게 공간을 넘어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아파트의 침침하고 낡은 공관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교환학생을 마친 지금은 아파트를 선택한 점이 나에게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두 공간은 극명한 장단점이 있어 기숙사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며

바빴던 모든 하루 일정을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오는 길, 내가 상상하던 생활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앞으로의 생활이 조금 두려웠다. 이제 진짜 미국 생활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작은 일상들을 만들어가는 이런 순간이 앞으로의 나의 교환학생 생활을 더욱 빛나고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 글이 곧 교환학생을 가는 분들이나 이제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 또 미국 교환학생의 미국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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